바틱

바틱(인도네시아어: Batik)은 왁스를 이용한 날염 기법이다. 천에 원하는 페턴을 따라 왁스를 바르고 왁스에는 물들지 않는 염료로 날염한다.[1] 왁스는 손으로 그려 바르거나 스템프로 찍을 수도 있다. 염료에 저항성을 갖는 물질을 마스크로 사용하는 이러한 날염 방식을 저항 날염이라고 한다. 왁스를 이용한 저항 날염은 고대 시기부터 세계 여러 문화에서 발달하여 고대 이집트나 중국 남부,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등 여러 지역에서 왁스 저항 날염이 사용되었다.
바틱은 이 가운데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것을 가리킨다. 말레이시아 바틱과 인도네시아 바틱은 같은 기법을 사용하지만 각자의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바틱의 세게 무형문화제 등재를 두고 문화적 분쟁을 겪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독자적으로 바틱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다.[2]
제작
[편집]밀랍이나 파라핀을 사용한 왁스로 천에 문양을 그려 넣는다. 이렇게 왁스를 입힌 부분은 날염되지 않으므로 전경과 배경을 잘 고려하여 문양을 디자인 한다. 손으로 문양을 그리기 위한 도구는 짠띵이라 하고 같은 문양을 반복하여 입히기 위한 스탭프는 짭이라고 부른다. 숙련된 작업자는 손으로 다양한 문양을 그릴 수 있지만 대개는 짭을 이용하여 문양을 넣는다. 문양을 입힌 천을 염료에 담궈 날염하고 말린 뒤 이를 다시 물에 넣고 삶으면 왁스가 벗겨지고 날염이 완성된다. 한 번에 한 가지 색만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색을 물들이려면 같은 작업을 반복하여야 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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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문양을 그릴 때 사용되는 짠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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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을 찍는 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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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을 사용하여 문양을 찍는 모습
어원
[편집]바틱은 '암바틱'(ambatik)이라는 자바어 단어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바틱의 '틱'은 '조금', '국소 지역' 혹은 '방울'을 의미하며, 이 용어는 다양한 방울 형상의 무늬로 구성된 바틱 디자인을 나타낸다.
역사
[편집]고대 이집트와 중국 남부, 아프리카, 인도 등에서 이미 왁스를 이용한 저항 날염 기법이 이용되었다. 오늘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달한 바틱은 6-7세기 무렵 스리랑카에서 시작되어 인도 남부와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3][4] 바틱의 확산에는 고대 불교의 동남아시아 전파와 연관이 있다. 8-16세기 사이 만들어진 자바의 반야보살상에는 바틱으로 날염한 옷이 묘사되어 있다.[5] 그러나 당시의 문양은 오늘날의 바틱과는 다른 것이어서 기법 자체는 오래전 확산되었다 하더라도 문양은 또 다른 문화적 영향을 받으며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6]
바틱의 본격적인 발전은 이슬람의 동남아시아 전파와 연관이 있다. 당시 이슬람의 상인들은 아라비아반도에서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거쳐 신라에 이르는 해양 실크로드를 구축하고 있었다.[7] 이 과정에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이슬람이 전파되었고 바틱의 문양 역시 이러한 종교의 영향을 받게 된다.[8]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을 네덜란드령 동인도로 식민지화 한 뒤 인도네시아 바틱은 지역의 특산물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바틱 자체를 대표하게 되었다. 19세기에 이르러 네덜란드 상인과 화교들도 자바 북부에 공장을 세우고 자체적인 바틱을 생산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틱은 흔히 "자바 연안식 바틱"이라 불렸다.[9]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동남아시아 일대는 격전지가 되었고 전통적인 바틱 생산은 붕괴되었다. 이후 인도네시아 독립 전쟁이 이어지자 많은 바틱 장인들이 해외로 떠났다.[10] 1970년대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도 바틱 작업장이 열렸다.[11]
한편 말레이시아 역시 이슬람의 전파와 함께 바틱이 발전하며 13세기 무렵 수마트라섬의 바틱 기술이 전해졌다.[12] 주로 손으로 문양을 그리는 기법이 발달한 인도네시아와 달리 말레이시아의 발틱은 주로 스템프 기법이 발달하였다. 1960년대에 들어 상업적 생산이 시작되면서 말레이시아 바틱은 인도네시아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13]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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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바틱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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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사 바틱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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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응가위의 바틱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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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바틱 문양
기타
[편집]바틱 에어는 인도네시아의 항공사이고 바틱 에어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의 항공사이다.
각주
[편집]- ↑ 바틱, 인도네시아의 정신을 담은 의상, WEBZINE ACC
- ↑ 가 나 변화에 끊임 없이 적응하며 존재하는 살아있는 전통유산 - 인도네시아 바틱, 국가유산청
- ↑ Rouffaer & Juynboll 1899.
- ↑ “Prajnaparamita and other Buddhist deities”. Volkenkunde Rijksmuseum. 2014년 5월 2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4년 5월 1일에 확인함.
- ↑ Pullen 2021, 58쪽.
- ↑ 넘실대는 바닷길 따라, 1300쪽에 담은 해양판 실크로드 문명사, 중앙일보, 2023년 7월 13일
- ↑ Brussel 2021, 25–26쪽.
- ↑ Jasper, J.E.; Pingardie, Mas (1916). 《De inlandsche kunstnijverheid in Nederlandsch Indië III: De batikkunst》. 'S-Gravenhage: Mouton & co. hdl:1887.1/item:1094712.
- ↑ Harmsen 2018.
- ↑ Stevy, Maradona (2011년 2월 11일). “Antropolog Australia Beri Ceramah Soal Batik”. 《Republika》.
- ↑ National Geographic Traveller Indonesia, Vol 1, No 6, 2009, Jakarta, Indonesia, page 54
- ↑ Malaysia - Batikktradisjoner i bevegelse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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