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프레히콜
슈프레히콜(독일어: Sprechchor)은 연극의 한 양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독일어의 '말하다(독일어: sprechen)'와 '합창(독일어: Chor)'에 해당하는 단어를 합성해 만들어진 단어이다.
개요
[편집]시의 낭독과 합창, 연극을 하나로 통합한 '시합창낭독극' 형식의 예술 형식이다. 합창단 및 배우가 출연하여 시적인 응축된 대사에 일정한 억양 또는 음정을 넣어 낭독하듯이 공연하며, 간단한 몸짓이 수반되기도 한다. 파업이나 쟁의, 집회, 시위 현장에서 투쟁 의지를 높이기 위해 구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 좌익 계열 연극운동이 전개되면서 발생하였고, 구스타프 폰 방엔하임의 〈노동의 합창(독일어: Chor der Arbeit)〉이 이 양식으로 창작, 공연되면서 본격화되었다.
한국의 슈프레히콜
[편집]1931년 일본에 소개된 뒤, 일본의 동지사에서 프롤레타리아 연극 운동을 벌이고 있던 신고송에 의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신고송은 1932년 슈프레히콜의 개념과 연출 방법을 소개하며 선전선동극으로서의 역할에 주목하였고, 이후 귀국하여 극단 메가폰을 창단한 뒤 슈프레히콜인 〈메가폰 슈프레히콜〉을 직접 상연하기도 했다. 일본과 한국에서의 슈프레히콜은 집회에서 비교적 짧은 길이로 공연되어 연극적인 요소가 적은 편이며, 반복적인 구호의 외침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한국에서 창작된 것으로 대본이 확인된 슈프레히콜에는 이 장르에 많은 관심을 보인 박세영의 〈황포강반〉(1932), 〈교(橋)〉(1935), 카프의 백철이 1933년 창작한 3편의 슈프레히콜인 〈국민당 제26로군〉, 〈재건에〉, 〈수도를 걷는 무리〉, 처음 슈프레히콜을 소개한 신고송이 광복 후 해방의 환희를 담아 발표한 〈철쇄는 끊어졌다〉(1945)가 있다.
일제강점기의 인기 신파극인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의 극작가 임선규는 친일 전력 때문에 광복 후 절필 상태로 지내다가 1946년 남조선로동당 창당대회장에서 슈프레히콜 〈긴급동의〉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좌익 연극계에 가담하여 결국 월북하기도 했다.[1]
각주
[편집]- ↑ 조영복 (2001년 2월 4일). “월북지식인들의 행로(6) - 임선규”. 조선일보. 2005년 11월 25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07년 10월 25일에 확인함.
- 권영민 (2004년 2월 25일).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473~474쪽. ISBN 8952104617.
- 김영철 (1999년 12월). “이야기 시의 발화 형식 및 전개 양상 연구”. 《문학한글》 (제13호): 115~145쪽.